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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Stranger in Europe
  • Oct 14 Nov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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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LEE JOON
A Stranger in Europe

Introduction

남사(藍史) 이준 화백(1919-2021)은 한국 현대미술의 태동기를 함께한 1세대 미술가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경험한 전후세대로 우리나라 현대미술사를 형성하는 데에 일조했고, 수십 년간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미술가이자 교육자로서 한평생을 보냈다. 6·25전쟁 당시 부산 피난처에서 김환기와 자주 교류했으며, 함께 활동한 작가로는 이중섭, 임득순, 이경채가 있다. 이준 화백은 김환기, 유영국, 한묵 등과 함께 추상회화를 발전시킨 인물이며, 이들의 행보는 1970년대 단색화 세대를 전조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렇듯 한국 화단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을 미술관이나 상업 화랑을 통해 자주 만나볼 수 없었던 점, 지역의 원로 작가 등 제한적으로 소개되는 점에 큰 아쉬움을 느낀 샤갤러리는 2022년 10월 14일부터 2023년 1월 18일까지 약 석 달간 이준 화백의 주요 작품을 조망하는 특별 전시를 개최하고자 한다. 전시는 세 파트로 나누어 약 한 달씩 진행되며, 회화 31점과 드로잉 20점 총 51점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전시 ≪이방인의 시선 : A Stranger in Europe≫(10.14 – 11.9)은 이준 화백이 1973년 유럽을 여행하며 그린 스케치를 한데 모은 전시이다. 지금이야 해외여행이 흔한 일이지만, 해외여행의 전면적 자유화가 1989년에 이루어진 점을 상기시켜 본다면 일반인이 관광을 목적으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된 지는 이제 30년이 조금 넘었다. 바꿔 말하자면 1973년 당시 유럽을 넘나들며 여행하는 것은 무척이나 특별하고 각별한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이준 화백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는 파리, 바르셀로나, 제네바, 스톡홀름, 톨레도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마주한 사람과 풍경을 직관적인 스케치로 기록했고 이를 수십 년간 보관해 왔다. 여행 스케치에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읽어 낸 유럽의 모습이 담겨있다. 기내 승무원, 유람선에서 만난 아이, 제네바 공항에서 마주친 여인 등 다양한 인물을 간결한 스케치와 절제된 색으로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했으나, 작은 화폭에는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 설렘 그리고 기분 좋은 흥분 등 복잡다단한 감정이 녹아 있다. 팬데믹을 경험하며 우리는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았고 당연시 여기던 것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 1973년 유럽을 여행해 보기를 제안하며 이를 통해 이준 화백의 삶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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