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Exhibition
  • The era where the soul does not exist
  • Nov 29 Dec 20, 2023
Press Release
The era where the soul does not exist

Introduction

<유령패션>
안창홍의 <유령패션>은 신체 영혼이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유령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속은 텅 빈, 물질만능주의를 추구한 21세기 인류문명에 대한 고발인 셈이다.
<유령패션>은 스마트폰으로 수집한 사진 위에 디지털 펜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된 ‘디지털펜화’를 캔버스에 전신크기로 옮겨 유화로 완성시켰다. 과거에 없던 ‘디지털펜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였고 전통적인 회화방식으로 다시 창조하여 과거와 현대의 만남,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마스크>
<마스크>는 자본과 권력에 의해 개인성이 사라진 사람들을 형상화 한 작품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감춤과 동시에 또 다른 정체성을 부여하는 의미를 담는다. 화려한 색으로 개성을 드러낸 듯 보이지만 실상은 붕대로 가려진 눈과 이마에 난 열쇠 구멍이 탐욕을 통제하지 못하고 물질과 권력을 쫓는 인간의 심리를 드러낸다. 또한 마스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숨김과 동시에 오히려 과감하고 거짓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현대인의 모습을, 혹은 폭력과 억압으로 인한 개인 정체성의 상실이자 현대 사회의 집단 최면 현상과 군중 심리를 상징하기도 한다.

<얼굴들>
작은 사이즈로 관객들의 시선을 작품 가까이 끌어당긴다.
거친 시멘트 질감과 과감한 선으로 표현된 작품에서 작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인간과 역사, 사회라는 큰 주제를 다루지만, 가끔은 이 작품처럼 아주 사소하고 친근한 인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모델은 위인이나 영웅,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아닌,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 친구, 가족, 형제로 친밀한 보통사람들이 주인공이다. 평범한 소시민이 바로 역사의 주인이고 각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안창홍 (밀양, b. 1953)
삶, 죽음, 인간성 상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이와 같은 주제로 시대의 상처를 담아 회화, 사진콜라주, 조각 설치 작업을 한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타고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복잡한 가정사로 중학교 졸업 이후 집을 나와 독립한 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제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껴 일찌감치 독자적인 길을 걷기 위해, 1989년 스스로 유배를 자처하며 당시에 오지나 다름없는 양평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그림에 몰두한다.
어린 시절의 환경적인 영향으로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처럼 저돌적이고 직선적인 기질은 훗날 부조리한 사회 현상의 저항 정신으로 표출되고, 현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야만의 문화, 나아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화두를 던지게 된다. 한때 ‘현실과 발언’의 작가들과 활동했으며, 1971년 <사루비아 꽃밭>을 시작으로 <가족사진>, <얼굴>, <베드 카우치>, <이름도 없는> 등과, 가장 최근의 <유령패션>에 이르기까지 대상만 달라질 뿐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않고 일관되게 부조리한 한국 현대사의 아픔에 대한 강렬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은 이래야 된다’는 어떤 틀 안에 갇혀 있기도 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안창홍은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적합한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서슴없이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한다.

- 사비나미술관 전시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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