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갤러리는 원로 화가 권순철을 조명하는 '넋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얼굴, 넋, 풍경 등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권순철 화백의 작품은 세파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온 노인의 '얼굴', 민족의 한을 표현한 '넋', 한국의 '풍경'이 주된 주제로 한국적인 소재를 두꺼운 마티에르와 거친 붓 터치로 표현함이 특징이다. 대학 시절부터 한국적인 것을 추구하여 한국의 정서가 짙게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작가의 개인사와도 관련이 있다. 어린 시절 6.25전쟁에서 아버지와 삼촌을 여의는 슬픔을 겪은 그는 역사를 담은 얼굴과 민족의 아픔을 그려내 작품에서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화백의 대표작 '얼굴' 시리즈에서 얼굴들은 한국 고난의 역사를 담은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물감을 거칠고 두텁게 추상과 구상 경계의 형태로 캔버스에 가득 채워 관람자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정신을 신체 일부로 확장하여 좀 더 추상적으로 재현된 것이 넋 시리즈이다.
‘넋’은 가볍고 투명한 것인가? 서양문학에서는 그럴지 모르나 권순철의 유화 작품들에서는 그렇지 않다. 땅 고랑과 피멍으로 뒤덮인 ‘넋’. 울퉁불퉁하고 차가운 빛을 내쏘는 진창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넋’이 거기에 있다. - 프랑소와즈 모냉(소르본느 미술사학위 수여, 'Museart' 편집장) 평론글 발췌
“아직도 한국인은 전쟁 중에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넋’이 아주 고통스럽다. 산을 바라보아도 마찬가지 느낌이다.” -권순철
그의 풍경화는 단순한 장소를 넘어 그의 삶과 추억, 경험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다. 고향 창원의 산과 바다, 아뜰리에에서 바라본 강가, 프랑스에서의 지역 풍경은 그의 대표작 '얼굴' 시리즈의 무거운 형상과는 대비되는 가벼운 형체와 밝은 색채가 특징이다.
권순철은 창원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도불 이후 프랑스와 서울 작업실을 오가며 작업 중이며, 프랑스 한인 화가 모임인 '소나무 협회'의 창립 멤버이자 초대회장으로 재불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주요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1992년 제4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민중 미술을 대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