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갤러리는 2026년을 맞이하여, ‘2026 New Wave :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본 기획전은 국내에 활동하는 작가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함께하고 지역 문화 예술 생태계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프로젝트이다. 서로 다른 궤도에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이 순차적으로 참여하여 각자의 본연의 예술 세계로 하나의 전시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각 고유의 독보적인 시각으로 예술세계를 탐구하고 사유해온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샤갤러리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동시대적 감각과 실험 정신을 지닌 신진 작가들을 발굴 ·조명하며, 앞으로의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갈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호흡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함에 있다.
본 기획전의 첫 쳅터는 시각 예술가 박미의 개인전 《물질을 이루는 아주 작은 알갱이》 를 선보인다. 작가는 시각적 예술에 있어 오랜기간, 독보적인 하나의 장르를 선구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작가는 점자를 레고 블록 형태로 변환한 관객 참여형 작업 〈나의 풍경화〉 연작을 통해 고착화된 소통의 방식을 해체하고 시각적 감각의 다양한 소통을 모색한다.
〈나의 풍경화〉 연작은 작가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10여 년 전 일을 계기로 한 쪽 시력이 온전치 못하게 된 박미 작가는 변화한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촉각과 공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해왔다. 박미에게 점자는 어린 시절 처음 한글을 배워가던 설렘과 맞닿아 있다. 모르는 단어를 하나씩 이어 붙이며 의미를 상상하고, 손끝의 촉감을 통해 언어를 익혀가던 기억은 블록을 쌓고 해체하는 행위로 재현된다. 이러한 실험은 전시 공간 안에서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로 제시된다. 관람객은 블록 형태의 오브제를 배치하는 행위를 통해 작품에 직접 개입하며, 읽는 주체가 아닌 체험적 환경을 구성하는 주체로서 언어와 이미지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그동안 축적해온 기억과 공감각적 탐구를 바탕으로, 참여형 작업 〈나의 풍경화〉 를 새롭게 선보인다. 전통적인 시각 중심의 풍경화를 전복하는 작가의 작업에 풍경은 눈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조합하며 형성되는 감각의 풍경이다. 점자는 원래 촉각 언어다. 〈나의 풍경화〉 는 점자를 문자로 읽히는 언어가 아닌, 해체와 조합이 가능한 촉각적 단위로 전환한다. 원형의 여백 안에 배치된 점자 형태의 블록 오브제들은 레고처럼 분리되고 결합되며, 관람자의 손을 통해 새로운 배열을 만들어낸다. 이 배열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며, 참여자에 따라 매번 다른 풍경이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작품은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라기보다 감각과 기억, 관객의 소통이 하나로 축적됨을 보여준다.
박미는 본 작업을 통해 ‘보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 풍경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시각 중심의 미술 언어에서 벗어나 촉각과 기억, 상상을 통해 구성되는 이 풍경은 감각의 위계를 해체하며,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주체들이 만나는 접점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점자를 고정된 의미 전달의 수단에서 벗어나 놀이와 체험의 형식으로 제시함으로써 언어 이전의 감각적 소통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작품을 통해 감각과 소통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관람객은 누구나 작품의 블록을 직접 옮기며 자신만의 풍경을 그려볼 수 있다.